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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립단설유치원 유아특수교사로 사는 자부심
경기도 00 단설유치원 유아특수교사 김윤경
1. 교직 생활에 도움이 되었던 값진 경험
대학 시절을 생각해보면서 의미 없는 경험은 하나도 없다고 늘 생각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몇 가지를 꼽자면 교수님들의 강의, 특수학교 및 유치원 견학, 임용 준비 기간의 공부를 들 수 있습니다.
대학을 다니는 동안 수업에 집중하는 것만큼은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교수님들의 풍부한 현장 경험에는 책 속에서 찾을 수 없는 배움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이해하기 어렵고 와닿지 않던 이야기들도 현장에 와보니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내용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경력이 쌓이면서 공감하고 실천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교수님들이 현장에서 만난 학생, 학부모, 동료 교사 등 사담으로 하신 이야기들도 돌이켜 생각하니 너무 소중한 이야기였습니다. 아직도 제 경력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아마 교직 생활 내내 기억에 남고 깨달음을 줄 것 같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질문하세요. 신규 교사로서 첫발을 내디딜 때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특수학교 및 유치원 견학도 졸업 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교사가 된 후에는 다른 유치원 또는 학급의 운영에 대해 직접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적습니다. 수업을 참관하고 학급 운영을 관찰하는 것은 대학생의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과에서 주관하는 견학 외에도 봉사 활동과 국가 근로 등 여러 방법을 통해서 경험하시기 바랍니다. 좋은 기관을 판단하는 능력은 부족하겠지만 훌륭하든 훌륭하지 않든 어떤 교사에게도 배울 점은 있습니다.
임용을 위해 전념했던 일 년의 노력은 교사로서 기본을 다지는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아직도 그때 외우던 장애인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을 떠올리며 업무를 처리하고 각론과 누리과정을 되새기며 개별화교육 목표를 수립합니다. 우리는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유아특수교사가 되기 위해 트레이닝을 받았지만 시간이 흘러도 그동안 배운 이론에 대한 기억을 회상하는 계기가 필요합니다. 조각조각 이어지지 않았던 특수교육이라는 학문이 일 년의 복습 과정을 통해 틀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꼭 임용을 위한 공부가 아니어도 됩니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곧 아이들을 마주할 예비 유아특수교사라면 지난 배움을 정리해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2. 다수의 유아특수학급이 설치된 지역의 교사
초수 임용시험에서 충청북도에 합격하여 유아특수교사로 2년간 일하였지만, 본가가 경기도인 저는 다시 임용시험을 보고 집 근처로 발령을 받게 되었습니다. 제가 새롭게 발령받은 경기도 화성 오산은 충북 근무 시절 도내 유아특수학급의 개수를 다 합친 것만큼 학급 수가 많은 지역입니다. 그렇기때문에 자연스럽게 학급 수가 적은 지역과 많은 지역을 차이에 대해 느끼게 되었습니다. 관내 두 학급뿐이던 지역에서는 업무나 학급 운영에 대해 서로 조언을 구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많이 의지하는 장점이 있었다면 인근 유치원에 다수의 특수학급이 있는 지역의 장점은 유아특수교사를 위한 연수 개설,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통한 교원 능력 향상, 효과적인 학급 운영에 대한 아이디어 공유 등의 장점을 들 수 있습니다.
유아특수교사를 위한 연수는 다른 지역에서도 흔하지 않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도 경기도로 발령이 나고 신규교사연수를 받으면서 처음으로 경험해보았습니다. 소수의 인원일 때는 유아교사와 같은 수업을 들었지만 유아특수교사의 수가 증가하면서 보다 전문화되고 학급에 적용 가능한 내용의 연수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학급이 많은 지역에서 근무하면 특히 어려움이 많은 초임 시절에 유아특수교사로서 전문성을 신장시킬 수 있고 멘토링 또는 장학 등의 제도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전문적학습공동체는 집단 지성을 중요시하는 교사들의 모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성원들끼리 연구 주제를 선정하고 매 회기마다 함께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형태입니다. 교사 혼자서는 이끌어내기 힘든 내용도 다수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통해 풍성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양한 경력의 교사들이 한 자리에 모이니 배울 점도 많고 에너지도 충전할 수 있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효과적인 학급 운영에 대한 아이디어 공유는 사적이든 공적이든 여러 자리에서 유아특수교사를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언제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유치원 내 특수학급 수가 두 개 이상일 경우 특수교육 업무에 대해 상의할 수 있고 서로의 학급 운영 및 수업에 대해 피드백해 줄 수 있는 동료 교사를 얻을 수 있습니다.
3. 유치원을 대표하는 특수교육 전문가
저는 초임 시절 6학급 병설유치원에서 근무 한 경험이 있으며 현재는 14학급 단설유치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두 기관 모두 특수교사는 저 한 명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졸업과 동시에 유치원을 대표하는 특수교육 전문가의 역할을 해야 했습니다. 혼란스럽고 어려움이 많지만 그만큼 책임감을 느끼고 열정을 쏟을 수도 있었습니다. 유치원 내 전문가가 한 명이라는 것은 어려움도 따르지만 그만큼 자율성도 보장된다고 생각합니다. 연령별 교육과정을 기본으로 하지만 특수학급은 유아들의 특기를 살리고 지원이 필요한 점을 보완할 수 있는 자율성이 주어집니다. 유아특수교사가 교육철학을 녹여내며 학급을 운영한다면 누구보다 만족도가 높을 수 있는 직업이라고 자부합니다.